'아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12/09 졌다, 1학년 6반.
  2. 2009/11/28 적당한 위선
  3. 2009/07/28 아들이 말한다.
  4. 2009/07/21 아들이 다 컸다 (1)
  5. 2009/05/09 반항의 계절
빼어날 수,

겸손할 겸.

빼어나되 겸손하게 살아라.

두달간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획수와 변, 조화를 감안하여서 만든 이름

흔하지 않고 발음이 어렵지 않으며

행여 놀림감이 되거나 무시당하지 않을 이름.

이름을 부르면 차분해지고 정감있으며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이름.

그래서 고민끝에 만든 이름이었다.

수겸.

차수겸.

아들.

짓고나니 정말 뿌듯했었다.

아, 이름, 부르기 참 좋다.

편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없고, 복잡하지 않지만 단순무식하지 않은 이름.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어제,


아들이 묻는다.

"아빠, 이름 누가 지었어?"

"왜?"

"후, 그냥"

"뭣 때문인데...."

"애들이 놀려서..."

"뭐!! 누가!! 이름이 뭐가 어떻다고 애들이 놀려!!"












"애들이 자꾸 나보고 옥수수 수겸 차!래!""











1학년 6반 샛퀴들 ㅠ,.ㅠ;;; 엉엉!! 싸울래연!!



붕붕아, 미안.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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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top
아빠, 엄마가 좋아하는 일 10가지 쓰기.
아들이 A4지를 한장 가져옵니다.

"아빠, 아빠가 좋아하는 것 10가지 쓰래."
"그래?"
"응, 아빠가 좋아하는 거 써줘."
"함 보까?:

1. 엄마.
2. 아들.
3. 일.
4............ 갈등이 왔다. 도저히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와우, 담배, 술, 여자.....

쓴다.

4. 와우
5. 담배
6. 술
7. (차마 여자는 쓸 수 없어) 사교, 라고 쓴다.
8. 인터넷
9. 블로깅
10. 에라 모르겠다. 조립식.

쓰고나서 아내가 쓴 종이를 슬쩍 본다.

1. 아빠와 함께 요리하기
2. 수겸이와 함께가는 봄소풍
3. 가족과 같이하는 저녁식사.
..............

시발....


"야, 아들, A4지 하나 더 갖고와."

"왜?"

"응, 아빠가 잘못 생각했어."

"뭘?"

"적당한 위선, 그걸 빼먹었어."

"그게 뭔데.."

"응, 있어. 너 학교갈 때 인사하기 싫은데도 인사해야 하는 것 같은거야."

"응"

아내가 못봐 다행이다.

봤으면 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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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top
아빠, 일기는 왜써? 매일 똑같이 놀았는데.


네 영혼에 대한 반성을 하는거다.

응?

아들, 세상이 무한대처럼 있는게 아니라서 늘 같이 놀면 안돼.
언제나 새로운 놀이를 찾아봐.

혹, 같은 놀이를 하더라도
새로운 친구들과 해봐.

오래된 친구들과 같은 놀이를 하는 거라면
같이 노는 친구의 새로운 면을 생각해봐.

그게 뭐야?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말자고.

그런데
아빠는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게임하잖아.
맨날 똑같은 게임.


아들, 아빠가 언젠가 너에게 드넓은 아제로스 대륙을 가로지르며
전우를 위해 희생당했던 한 영웅의 서사시를 읇어줄 수 있는 날이 올거야.

그러니까 게임에서?
그럼 나도 네이버 쥬니어 게임하는 건 좋은거네?


... ...



자식 앞에서는 숭늉도 먹지 말자.


아내는 부자간의 대화를 들으며 콧방귀를 낀다.




애를 재우고서야 아내와 밤마실을 나간다.

맥스 한캔, 구운감자 한봉지.

500ml 마음먹고 마시면 두모금이면 끝나는 걸 오는 길에

홀짝홀짝 빼앗아 마시는 마눌신이 밉다.


너도 한캔 사던가.

뺏어 마시는 게 맛있어.

퉤, 캔에 침을 뱉었다.


뒷굽이 제법 있는 아내의 오른쪽 운동화가

아주, 우연이었겠지만 내 왼발 두번째 발가락에 얹힌다.



어으어어어엌~


트렁크 빤스 차림에

맥주를 옆에 두고 컴퓨터방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컴퓨터를 켠다.


아내는 콜드케이스 4시즌 중반부터를 찾고

아이는 잔다.



아이가 있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이


오밤중에나 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그리워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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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top
작년까지만 해도 믿었다.

아들은....


아빠 지금 뭐해?

응, 지금 아빠는 파워포스레인저 레드와 지구를 지키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거짓말.

아니야, 잠시만 기다려봐.

(광주씨, 아들, 설명좀 해줘.)

안녕 수겸아, 아저씨는 파워포스레인저 레드야!

으아아아아아아~ 엄마, 레드가 나한테 전화했어!!!!!


아빠는 영웅이 된다.

지구를 구하는 우주전사들과 연석회의라니.

하루는 그렌라간의 시몬을 만나고

하루는 사오정과 함께 손오공의 만행에 대한 토론을 하고

하루는 원피스의 크로커다일과 함께 해양한국, 빛나는 조국의 미래를 이야기 하고

그리고 또 어느날은 격동 50년, 역사스페셜의 주인공과 인사를 한다.




아들이 특히 감격하는 건 여자 주인공들과 조우할 때다.

물론 목소리만으로 조우해야지.


하지만 만나면 끝나는 그 환상이란....




퉤, 우울한건 이야기 하지 말자.





어제, 트랜스포머를 보고 나오는 아들이 말한다.


아빠, 저건 그러니까 거짓말이지?

아들, 거짓말이 아니라 영화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며주는 동화 같은거야.

그러니까 가짜잖아.


응.


후... 그럼 만화도 다 가짜잖아.


으...응...



싸늘하게 표정이 굳은 아들은 바람처럼 라페스타를 가로질러 간다.






8살의 속력을 넘는다.







세상은 항상 정의가 승리하는 만화같은 세상이 아니다. 아들.



50미터는 넘게 앞서고 있는 아들에게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모기만하게 이야기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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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top

"여보"
"우리 애 똥냄새가 심해지기 시작했어"

"여보, 유전이야"

"옛날에는 향긋했는데..."

"당신이 변태였다가 사람이 되는 거겠지"

"죽을래?"

"여보, 그거 알아? 인생은 슬픈거야."

"..."

"똥냄새로 슬퍼하기에는 울 일이 많아."

"..."

"이제 우리는 연애도 할 수 없는 중년이잖아."

아내는 문을 닫고 유치원 동창 엄마들이랑 술을 마신다며 밖을 나섰다.

10시

아이는 자고 있고 나는 와우에 접속했다.

"형수님이 이시간에 게임 하는 것 봐줘요?"
"인생은 슬픈 거니까..."

25인 낙스를 돌고 게임을 종료할 즈음

백세주 4잔을 마신 마누라가 돌아왔다.

"여보, 그래도 우리, 연애할 때는 알콩달콩 했는데 말이야."

"아직, 우리에겐 독한 똥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아들이 있잖아."
"..."
"저 놈이 여자를 알기 전까지는 우리한테 행복을 줄거야. 인생 뭐 있겠어? 저놈 여자 사귀고 당신이 여유를 갖을 나이가 되면 같이 취미 생활을 즐기자"

"정말! 와, 뭐?"

"와우, 드넓은 아제로스 벌판에...."

한경희 스팀청소기 알루미늄 봉을 든 마누라의 팔뚝을 보며 마루로 쫒겨났다.

나는 낡은 이불을 덮으며 "슬픈 인생"에 대해 다시 고민한다.

밖은 아직 봄인데 날은 덮다.

이제, 문을 조금 열고 자도 춥지 않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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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i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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